Letter 01
안녕하세요. 저는 교보아트스페이스 최희진 디렉터입니다. 10월 25일부터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는 「포트레이트 Portrait: 책으로 연결된 시간」 전시를 시작합니다. 이번 전시는 ‘신선혜, 전명은, 정멜멜’ 3명 포토그래퍼가 촬영한 11명(팀)의 초상 사진을 공개하는 전시인데요. 전시에 맞춰 포토그래퍼의 촬영 현장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는 교보아트스페이스 레터를 5회에 걸쳐 한시적으로 발행합니다.
3명의 포토그래퍼는 몇 개월동안 저희가 제안한 책과 연결된 다양한 인물들을 촬영했습니다. 11명(팀)의 인물들은 책을 쓰거나, 책을 편집하거나, 책을 만드는 일을 ‘과거에도, 현재에도’ 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세상에는 주목받아야 할 책과 연결된 분들이 엄청나게 많이 계실텐데요.
이번 초상 사진 전시는 저희의 기획 의도에 따라 범위를 한정하여 11명(팀)의 분들만을 대상으로 했고, 여름 내내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뜨거웠던 촬영 현장들. 기획자이자 관찰자로 포토그래퍼분들과 현장에 함께했던 제가, 그 촬영 현장에서 관찰한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황석영#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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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소설가님 촬영을 위해 전명은 작가와 군산으로 갔습니다. 황석영 소설가는 작품을 위해 최근 몇 년 군산에 거주하신다고 하셨어요. 정말 더웠던 날이었는데, 촬영 스팟을 찾기 위해 일찍부터 군산에 도착해서 야외 장소 이곳 저곳을 둘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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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날의 메인 촬영 장소는 정해져 있었어요. 군산북페어 운영사무실 앞에 있던 ‘재즈클럽머디’. 밤에 재즈 공연을 하는 공연장이자 아이스크림 가게인 흥미로운 공간이였는데요. 일제시대 구옥을 개조한 공간이기도 하고, 오픈 2개월 정도 된 시점이기도 해서 내부가 정말 멋졌습니다. 촬영 전 추천 받은 장소여서 미리 장소 내부 이미지도 찾아보며 기대를 했었는데요. 실제 방문한 그곳은 기대보다도 10배쯤 좋았습니다. 사실 이 공간의 매력은 내부가 유리가 되어있다는 점이었어요. 전명은 작가는 ‘재즈클럽머디’에서의 촬영을 듣고부터 내부가 유리로 된 공간을 잘 살릴 수 있는 기획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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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클럽머디에 도착한 저와 전명은 작가는 촬영 세팅을 하면서, 황석영 소설가님을 기다렸습니다.
저희 둘다 실제 뵌 적이 없는, 우리나라 소설계의 거장이셔서 좀 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노장의 소설가를 카메라 앞에 계셔 달라고 요청 드릴 수 있는 시간은 최대 몇 시간일까. 전명은 작가님은 저를 두고 스케치 샷도 계속 찍으시고 동선도 확인하시며 준비 사항을 체크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황석영 소설가님이 지인분들과 오셨고 복장을 체크한 후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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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전명은 작가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황석영 소설가님은 준비를 잘 해오셨어요. 하지만 저희가 신발에 대해서는 미리 얘기를 드리지 않아 평소 신으시던 신발만 신고 오셨는데, 촬영을 시작하니 막상 공간과 신발이 잘 맞지 않다고 모두가 판단하게 되어 현장에 있던 지인분의 신발을 바꿔 신고 촬영을 하게 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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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저는 평소 황석영 소설가님이 ‘퍼포머’의 기질이 있으시다고 생각했는데요. 처음에는 낯설어 하셨지만 촬영이 진행될수록 카메라가 익숙한 배우처럼 표정도 자세도 자연스러웠습니다. 전명은 작가의 요구대로 지팡이를 짚거나, 의자에 앉거나, 유리 창문에 기댄 자세들을 하셔야 했는데, 표정도 포즈도 카리스마가 엄청났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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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클럽머디에서의 촬영은 약 2시간 30분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셔츠도 여러 번 갈아 입으시고, 다양한 소품도 활용하다보니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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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의 촬영을 계획할 때부터 전명은 작가님은 야외 촬영을 기획하셨어요. 군산풍경이 뒤로 보이는 탁 트인 공간에 황석영 소설가님의 얼굴을 근접 샷으로 찍는 기획. 촬영 당일은 밖에 잠깐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였지만, 전명은 작가님의 의도를 잘 이해해준 황석영 소설가님은 야외 촬영도 흔쾌히 동의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미리 봐 두었던 장소인 ‘해돋이공원’으로 이동했어요. 더운 걸 예상하고 움직였음에도 정말 더운 날씨였습니다. 심지어 황석영 소설가님은 긴팔 옷을 입으셔야 하는 상황. 하지만 황석영 소설가님은 저희가 미리 봐준 장소에서의 촬영을 어색해 하지 않으셨고, 전명은 작가님은 빠르게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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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시간 정도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너무 더워서 모두 땀을 엄청 흘렸지만 ‘걷거나, 하늘을 올려다 보거나, 가방을 매는’ 포즈를 취한 황석영 소설가님의 야외 촬영도 순조롭게 마무리됐어요.
이날의 사진은 10월 25일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공개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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